엄마를 기다리던 밤

월요일을 앞둔 밤, 30촉 짜리 백열등이 켜진 침실에서 책을 읽고 있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어른이었던 나를, 단숨에 아득한 과거로 이끌어버린 구절이 나왔습니다. 동생을 재운 뒤, 귀가가 늦는 엄마를 불안해하며 기다리던 어린 내가 보였습니다. 그땐 정말 어렸기에,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처럼 자정을 넘기도록 깨어있지는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깊은 밤처럼 느꼈겠지만, 겨우 9, 10시 정도였으리라 생각되네요. 엄마의 기척이 다가오면 이불을 덮어쓰고 잠 든 척을 했습니다.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면서요.

잠원동에서 살던 쌀쌀한 밤, 나는 천장에 야광별과, 로켓과, 번쩍이는 우주의 행성까지 죄다 붙여놓고 외출한 엄마를 기다렸다. 끝없이 긴 별 무리를 볼 때마다 인간이 정말 작다는 것을 깨닫지만, 중요한 건, 서로를 빼고는 진짜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충걸, 엄마는 어쩌면 그렇게 : 상상의 우주, 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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