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 오랜만이요.

2014年 5月 27日

어제는 글 쓸 일이 있어 새벽 3시가 되어서야 침실로 올 수 있었소. 잠을 자는 것도 아니고 아닌 것도 아닌, 아주 고역스러운 밤을 보냈소. 나의 수면은 물고기 비늘처럼 얇았소. 질 낮은 잠 덕분이었을까. 꿈 속에서 반가운 사람과 만날 수 있었지.

김형, 오랜만이요.

오랜만에 본 김형은 아주 피곤해보였소. 진흙을 뒤집어 썼다가 그대로 말린 것처럼 피부가 거칠었소. 심지어 오른쪽 뺨 한 덩어리가 떨어져 나가있었는데, 몇 개 남은 치아가 보일 정도였지. 특별히 이상해 보이지는 않았는데, 김형은 자신이 탄저병에 걸린 상태라고 했어.

(무슨 소리야 탄저병은 식물이 걸리는 병 아닌가?)

하지만 나는 굳이 의문을 풀려고 하지 않았소.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지. 그곳은 꿈 속이며, 곧 깨어날 것이라는 사실까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요. 그때 김형이 무슨 말을 하고 싶어했고, 나는 그것을 듣고 싶었소. 피곤해 보였지만 작은 기대감에 차 있는 그 얼굴이 보기 좋았지. 김형은 우리가 만나지 못한 얼마의 기간 동안 구상해온 계획을 나에게 들려줬소. 몇 가지 할 일과 배우고 싶은 것들에 대해. 안타깝게도 나는 이것을 기억할 수가 없소. 작별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나는 꿈 밖으로 나와버렸소. 월요일 오후 1시에 잠에서 깼고, 나는 식은 땀을 흘리고 있었소. 그리고 지금은 화요일 오전 1시를 몇 분 앞두고 있소. 잠에서 깬 후로 줄곧 피곤한 상태요. 하지만 괜찮소.

다음 번엔 내 이야기를 들려줄 시간이 있을 만큼의 얕고 피곤한 잠에 들겠소.
김형, 반가웠소.

"김형, 꿈틀거리는 것을 사랑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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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이 사진 뭔가 이상이나 백석스타일같아

    하지만 김형은 김형이지

    • 평일

      그래 김형은 김형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