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그림을 시작하다

요즘 회사 안팎으로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참여합니다. 많은 것을 기억하고, 처리하며, 할 일 목록에서 제거합니다. 휴대전화와 유선전화는 기본이고, 이메일과 메시지, 푸쉬 알람으로 일과를 가득 채우고 나면 정신이 산만하기 짝이 없습니다.

퇴근길은 때로 ‘하루 노동의 종결’ 이상으로 값질 때가 있습니다. 길을 걸으며 산만해진 정신을 정돈할 수 있습니다. 거리에서 들려오는 아무런 정보도 없는, 자연스러운 소리들이 선물처럼 느껴지기도 하지요. ‘직장’과 ‘직장 밖의 생활’이 아닌, ‘집’과 ‘집 밖의 생활’로 구분하는 저에게는 이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노동은 제 삶의 중요한 일부이긴 하지만, 삶의 그 밖의 영역에는 피로한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신경을 씁니다.

그러던 중 한 가지 취미생활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만들거나 스페인어를 배우는 것 보다는 비교적 간편하게 시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바로 그림을 그리는 것입니다. 그림을 그리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잘 그려야겠다는 욕심도, 비교 할 대상도 없습니다. 못 그리더라도 제 그림은 마음에 들어서 계속 쳐다보게 되는 편이니까요. 다만 칼 프리드리히 쉰켈 Karl Friedrich Schinkel처럼 그리고 싶어요. #욕심이야

Stage set for Mozarts Magic Flute by Karl Friedrich Schinkel, 1815

 

우선 1년 동안 매일 그림을 그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은 간단합니다.

  1. 펜 준비
  2. 종이 준비
  3. 매일 그리기

펜은 평소에 사용하는 만년필도 있고 모나미 볼펜도 있습니다. 스케치북은 종로3가의 선물가게에서 3,800원 짜리로 한 권 장만했습니다. 이제 매일 그릴 일만 남았군요. 나이가 든 언젠가, 이 2014년 7월의 결심에 대해 만족해 할 것입니다.

Posted in 미분류
  • 최지현

    오 좋은 생각이야. 간바레!

    • 평일

      감사합니다. 이 블로그의 유일한 고정 독자님! 간바레~!! 😀

  • 나라면 테블렛을 질렀을텐데.. ㅋㅋㅋ
    역시 넌 나와 생각하는 방식이 다른거 같아 ㅎㅎㅎ

    근데, 자동 재생되는 노래는 새벽에 와서 듣기엔 좀 부담스럽네

    • 평일

      종일 컴퓨터 앞에서 일하는 나에게 ‘타블렛’이라니 생각만 해도 전자파 샤워를 하는 느낌이야.ㅋㅋ
      그림은 종이에 그리는 게 여러모로 좋을 것 같았다네. 언제 어느 곳에서고 그릴 수가 있지.
      (자동재생은 나도 거슬렸는데, 오늘에서야 수정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