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올해의 어워드

올해의 특수 사건

태어나서 처음 경험하는 것들은 나이를 먹어가면서도 늘 있지만, 올해는 무엇보다 특별한 일이 있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지난 7월 초 저는 한 아이의 아비가 되었습니다. 목을 가누지 못하고 양 눈의 초점도 맞추지 못하던 아기는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초점이 잡히면서 사람을 알아보고, 몸을 혼자 뒤집고, 손을 뻗어 물건을 잡아 입에 가져갑니다. 곧 기어 다니고 말도 하게 되겠죠. 젖을 20, 30mL를 겨우 먹던 아기가 이제는 한번에 200mL를 거뜬히 먹는 것도 새삼 놀랍습니다. 밤에도 몇 번 씩 자다 깨어나 울고, 배고파서 울고, 심심해서 울고, 잠이 와서 우는 아기를 보며 나는 엄마를 떠올렸습니다. 아기를 돌보는 경험과 지식이 쌓일수록 나는 궁금해졌습니다. 나를 키우던 젊은 엄마와 아빠의 삶이 궁금해졌습니다. 나는 아기 때 어땠을까. 엄마는 그때, 아빠는 그때 어땠을까. 엄마 나는 그때 어땠어? 그때는 어땠어? 엄마에게 생전 묻지 않았던 많은 질문을 했고,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나에 대해 새롭게 알아갔습니다. 아기를 키우지 않았다면 생각할 수도, 할 필요도 없는 질문들이었습니다.

나와 아내는 아기의 존재에 행복을 느낍니다. 우린 분명 이전에도 충분히 행복했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더라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2013년의 어워드, 2014년의 어워드에 이어 2015년에도 올해의 어워드를 시작하겠습니다.

2015년의 어워드

 

올해의 올해 역시 미녀 : 도모꼬

올해의 만남 : 씩씩이
그 남자의 여름휴가 : 두문불출의 서막(2015) #awaywego

올해의 편지 : 아들에게 보내는 첫 편지

올해의 작별 : 내 인생에서 가장 높은 체온을 가졌던 친구, 봄이

올해의 손님 : 천연기념물 제323-8호 황조롱이 일가족(2015/4/2-6/11)

올해의 계란말이 : 우주 미남 충걸형이 만들어 준 사랑의 계란후라이
우주적 미남 갓충걸(@leechoongkeol)형의 집에 놀러왔다. 그가 만들어준 사랑의 계란후라이. 🙆

올해의 생일선물 : 지현 누나의 SAKI 롤펜케이스, 김선정의 빠바 케익, 오창봉의 베라 아이스크림케익

올해의 생일축하 메시지 : 전인권 선생님 “생일 축하합니다. 빛나는 날들 맞으세요”

올해의 그림일기 : 육아 크리스마스

올해의 여행 : 강원도 평창(12/5~6)

올해의 충격적인 강사 : 웰펌 표경흠 대표. 그의 강의를 들은 후 나는 훈련 받고 싶어졌고, 성장하고 싶어졌다.
표경흠찡!

올해의 술친구 : 황형

올해의 안주 : 어향육사, 꿔바로우

올해의 덕담 : 경빈 누나 “잘 지내고 있는거지?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이 감사한 설날이야. 지내온 시간들에 대한 가슴 한 켠의 무게는 삶의 강물에 흘려보내고, 마음 따스할 일 가득한 해피 새해 되기를. 그리고 행복한 아빠 되길 사랑으로 축복해. ♥♥”

올해의 못가서 아쉬움 : 이구아나 콘서트 첫번째 이야기

올해의 마라톤완주 : 15회 인천국제하프마라톤. 달리기에 관심을 가지게 해준 지현 누나, 책 ‘지지 않는다는 말’을 선물해준 쿠 선생, 달리기를 권유한 황형, 달릴 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준 벅스뮤직 아이디 주인 뚤린언니, 나를 지지해준 도모꼬 씨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15회 인천국제하프마라톤 완주! 다 달렸다! 이 영광을 @kagayaki1123 누나와 도모꼬 씨에게 돌립니다. 이제 맥주 마시러 가야짘ㅋㅋ #nikeplus #마라톤 #문학

올해의 호텔밥 : 인천광역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지역대회가 열린 송도 센트럴파크 호텔-_-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자격으로 지역대회에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밥은 언제 줍니까!ㅋ (탕탕)

올해의 음반평 : GQ 4월호에 실린 임정득 새 음반평. 그날 나는 아침부터 밤까지 즐겁고 고마웠다.

올해의 건축물 : 헤이리마을 금산갤러리(건축가 우경국 작품). 80년 된 굴참나무를 베지 않고 살린 것을 보고 적지 않은 감탄을 했었다.
?오늘의 세금루팡? 헤이리 마을 산책이 오늘의 업무. 멋진 건물을 발견했다. 알고보니 갈참나무를 베지 않고 살린 우경국 건축가의 작품. 날씨 참 좋다. #architecture

올해의 갑갑함 : 노숙인복지세미나 “노숙인복지법 3년, 무엇이 달라졌고,무엇이 개선되어야 하는가”. 노숙인복지는 아직 한참 멀었다.
늘 그랬듯이, 플로어에 주어지는 시간이 충분하지 못해서 아쉽다.

올해의 육체피로 : 육아 아빠가 누워서 아기와 놀아주는 이유...

올해의 토마토 : 황조롱이가 떠난 자리에 혼자 자란 토마토
몇 개월 전 시든 토마토 두 개를 화분에 던져놓았었다. 어느 날 싹이 텄다. 뭐 오래지 않아 죽겠지 싶었다. 그런데 죽지 않고 혼자서 저렇게 자라고 있다. 황조롱이 가족의 배설물이 토마토를 키우는 셈이 아닐까. 이제 저 열매가 다른 어떤 새의 먹이가 된다면 그건 정말 아름다운 결말일 것 같다.

올해의 초밥집 : 토마레 초밥(인천 청라)
각각의 기호는 그것을 촉발시켜주는 계기가 있기 마련이다. 오래전 대구 커피마루에서 만델링을 처음 마셔봤던 것을 계기로 지금도 커피를 무척 즐기고 있다. 한편 오늘 오전에 알게 된 것은, 내가 지금까지 먹어왔던 초밥은 형편 없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초밥을 먹기 전까지는 꿈에도 몰랐다. 이렇게 기호가 탄생하는 것이다. "세상엔 이렇게 맛있는 초밥이 있고, 나는 이걸 좋아하는구나." 초밥쨩ㅠㅠㅠㅠ

올해의 콘서트 : 임정득 단독 콘서트 「사랑은 자연스럽고, 사랑은 어려운 것」

올해의 캐롤 : 임정득 ? 눈물겹지만 첫눈이다

올해의 캠프 : 대부도(2015-10-12~13)
제목 없음

올해의 예술 : 요조 단독콘서트 개입
콧날이 오똑한 남자 연극배우는, (아마도) 요조의 '이중자아double'로 역할했다(사이코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그녀의 생각은 배우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되었다. 그녀가 앉을 의자를 놓고, 마이크를 건네줬다. 아니면 그녀의 앞에 가만히 서 있거나 뒤에 서 있었다. 1시간 30분 짜리 반 연극/반 음악회는 한 호흡으로 지나갔다. '나의 쓸모'는 내 아득한 과거 기억을 더듬게 했고, '고무줄 놀이'는 몇 년 후를 떠올리게 했다. 두 곡 모두 다른 의미의

올해의 심포지움 : 인천서구정신건강증진센터 ‘지역사회 정신건강을 위한 개입전략’

올해의 육아지원 : 점좀빼 작가와 쿠 프로그래머. 3박4일 째 독박육아 중이던 어느 일요일 밤, 그들이 우리집에 와서 아기를 봐줬다. 그때 얻은 양팔과 양눈의 자유를 잊을 수 없다.
점 작가와 쿠 프로그래머

올해의 연구보고서 : ?노숙인 발생원인 규명 및 주류복지체계 연계방안?. 질적연구가 진행될 당시 나는 현장 전문가 인터뷰이로 참여해 주류서비스의 장애요소에 대해 응답했었다.
며칠 전 성공회대 사회복지연구소로부터 ?노숙인 발생원인 규명 및 주류복지체계 연계방안?에 관한 보고서를 받았다. 질적연구가 진행될 당시 나는 현장 전문가 인터뷰이로 참여해 주류서비스의 장애요소에 대해 응답했었다. 오늘에서야 이 보고서를 펼쳐봤다. 보고서 작성자의 함축적이고 정확한 어휘 사용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Becher의 노숙단계론이라는 틀로 사례를 분석하고, 이를 다시 전문가 포커스그룹에서 논의하는 부분이 재미있다. 내가 참여한 부분(ㅋㅋ)

올해의 김대중 : 상수동 악어에서 만남😍

올해의 길줍 : 53번 협탁
집 앞에서 근사한 가구가 비바람을 맞고 있었다. 아니 이건 우리집에 필요한 물건이 아닌가! 얼른 안고 들어왔다. 깨끗이 닦으니 매우 양호하다. 2005년 생산, ?53번 협탁?이라는 라벨이 붙어있다.

올해의 의외 맛집 : 명자 짬뽕(경기도 양주시)

올해의 반찬 : 명이나물
자신을 돌보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 좋은 음식을 먹는 건, 거의 누구에게나 옳은 선택이리라. 어제 ㅇㅈ 님을 통해 장만한 명이나물이 그렇다. 정갈하고 짜지 않으며, 다른 반찬(시금치 무침)과도 잘 어울렸다. 아침에 입맛이 돌아 밥을 두 그릇 먹었다. +우리집에 놀러오는 싱글 친구들에게 먹이고 싶다.

올해의 임정득 음반판매소 : 4.24 총파업
총파업 특집 ?임정득 음반판매소?는 현재 시청역 5번 출구 앞에 머물러 있습니다. 문화노동자 이씬 님을 만나 매장(이라 쓰고 테이블이라 부른다)을 함께 사용하고 있어요. co-working office랄까요. ㅋㅋ

올해의 드로잉 :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 포스터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을 감명 깊게 본 뒤, 마리옹 꼬띠아르를 그려보았다. 색칠만 했으면 더 똑같았을텐데. 그래도 이 정도면 만족스럽다. #MarionCortillard 에게 이 그림을 전해주고 싶다. #dardennebrothers #deuxjoursunenuit #film

올해의 교보문고 간판글 : 이용악의 ‘그리움’. 김형을 떠올리게 했다. 우린 이 노래로 가사 삼아 만드러진 노래 ‘눈이 오는가 북쪽에’를 자주 불렀다.
이용악의 그리움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 중에 하나이다. 몇 년 전, 그것에 곡을 붙인 백창우 씨의 노래를 김형이 내게 소개시켜 줬었다. 우리는 자주 즐겨 불렀었다. 지하철에서도 부르고 공원에서도 불렀다.

올해의 모임 : 치유활동가 모임 ‘숨’
치유 활동가들의 모임 ?숨?. 오랜만에 공부 동무들과 모였다. 오전 3시가 가까워지도록 자신의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성과 에너지가 생생하게 충만한 시간이다.
올해의 사건 : 충걸 형 소개로 구호 형을 알게 되었다. 표정도 목소리도 손도 마음도 따뜻하고 다정한 분이었다. 보쌈 사주셨기 때문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너무나 와닿았다. 본인과 주변인들의 소장품 450여점을 모아 세탁하고 포장해서 노숙인시설에 기증을 해주셨다. 그때 나는 ‘정성스러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그런 모습을 닮고 싶어졌다.

올해의 커피집 : 프릳츠 커피 컴퍼니. 충걸형은 이곳의 커피맛을 유라시아 최고라고 했고 나는 그것이 과하지 않은 칭찬이라고 생각했다.
왔다! "유라시아 최고의 바리스타"의 커피맛을 봤다! 쩐다ㅠㅠㅠㅠ

올해의 영화제 : 올해 역시 구지선 영화제. 이날 시간은 무려 오전 4시 30분. 이다음 영화제에 은향 씨가 합류했는데 찍어놓은 사진이 없어 아쉽다.
제2회 구지선 영화제. 지금 시간 무려 오전 4시 30분. *-*)/
올해의 등산 : 소래산(with 황형). 우리는 험준한 산을 올랐다. 해발 129m 쯤에서 어지럼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했다.
황계장(2014년 올해의 술친구)과 등산을 했다. 우리가 함께 오른 산 중 가장 험준한 곳이었다. 상당히 높았다. 우리는 해발 129m 쯤에서 어지럼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했다. 이 정도는 괜찮다며 서로를 다독였지만, 틀림없이 힘든 산행이었다. 하아하아...

올해의 제비다방 공연 : 박나비
2015-1-31 나비

올해의 커튼 : 숙면이 필요한 어머니께 이케아 암막 커튼을 선물해드렸다.
어젯밤 여섯 시간을 달려 오마니 집에 왔다. 아침에 일어나 안방에 #ikea 암막을 설치했다. 작년부터 해드리고 싶었는데 오늘에서야 했다.

올해의 영화OST : 아이 오리진스 O.S.T. Radiohead – motion picture soundtrack

올해의 드라마 : 어셈블리

올해의 풍경사진 : 강정고령보의 다리 위에서 강물을 찍었다.
거대한 나무가 걸려있다.
올해의 깜짝 통화 : 동물원의 김창기 느님

올해의 술버릇 : 술을 마시면 김형의 번호로 전화를 건다. 이날은 몇 번째였고, 3월이었고, 다음날은 결국 그 번호를 삭제했다.
김형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올해의 사자성어 : 앞날창창

올해의 작명 : 수현手現

수현은 체로 여러 번 걸러 정제돼서 얻은 직관과, 힘-오만하지 않은-이 있어. – 지현 누나

올해의 알티폭발

올해의 예술가 : 김일석 시인. 그의 낭독은 정말 강하고 뜨겁다.

올해의 그림의 떡 : 매터앤매터 암체어 레더
그림의 떡, 매터앤매터 암체어 레더 #matternmatter

올해의 자장가 : 임정득 – 평범한 사람에게, 요조 – 나의 쓸모

올해의 팟캐스트 : 제주 사사모

올해의 구독RSS : 서울비 이것저것링크

올해의 어플 : 2Do, Spark, Tweetbot 4, Paper, Calendars 5, Simplenote, 리멤버, fiftythree

하다보니 올해의 어워드 최다 수상자 : 지현 누나

 

2016년이 10분 밖에 남지 않아, 일단 급하게 올립니다.
더 꼽을 것들이 많습니다.
차차 올려야겠네요.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