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득 2집 리뷰(GQ 4월호) :《낮은 목소리》

《낮은 목소리》

 

임정득의 목소리는 흔들린다. 얌전히 앉아서 목청을 돋운다기보다 꼿꼿이 선채로 부르는 듯하다. 그녀는 지난봄, 첫 번째 음반 〈자유로운 세계〉를 발표했다. 단단한 현장의 목소리였다. 쌍용차 사태의 부당함을 노래한 ‘밥 위에 군림하는 것은 정의가 아니다‘, 이주노동자의 삶에 대해 노래한 ‘달린다‘의 노랫말엔 망설임이 없었다. 말을 고르고 다듬기보다, 하고자 하는 말을 단호하게 표현했다. 거친 기타, 라이브의 박력을 담은 듯한 드럼이 이야기에 힘을 보탰다. 〈당신이 살지 않았던 세계〉는 임정득의 두 번째 음반이다. 1집의 임정득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면, 이번엔 그 손을 내밀어 뜨거운 악수를 청한다. 노래가 향하는 곳은 변하지 않았지만, 직설보다는 은유랄까? 기타와 드럼보다 피아노와 현악기 소리가 먼저 들리는 것 또한 그 변화 안에서 자연스럽다. 물론 그것이 포기나 체념의 정서로 들릴 리는 없다. 행진의 선두에서 잠시 벗어나, 후방을 다독이는 모양새에 가깝다. 그러니까 횃불같이 이글대기보다 촛불처럼 오래 머무는 목소리. 유지성(GQ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