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비산동에서

 

김형의 기일 전후로, 나는 몸이 아팠다.
친구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
그가 떠난 날을 기억하는 누군가는 이메일을 보내왔다.
또 다른 한 친구는 자신의 블로그에 짧은 글을 남겼다.
39도에 이르렀던 체열이 내리고
목소리가 겨우 나오기 시작할 때 나는
김형을 그리워하며 만든 노래를 녹음했다.
내가 쓴 글에 윤집시 선배가 곡을 붙였던 곡이다.
물론, 역시, 나는 더듬더듬 마음대로 불렀다.

 

비산동에서 우리는
아무 데서나 슬픔을 주워먹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 구토를 했네

네가 먹여준 생선의 살들
네가 보여준 천장의 영화를
네가 불러준 많은 노래들을
그리고 꿈틀거리는 것들을

이제야 알 것 같은데
네가 어디쯤 살았는지
고깃배를 집어삼킨 바다처럼
너의 말은 사라지고
너란 나무의 뿌리가 말라버린 뒤에야

봄이 와있는 지금에
눈부신 버스 창밖을 바라보면
주유소 만국기는 펄럭이고
뒹구는 사발면의 추억

밤이 계속되면 아침이 되고
겨울이 끝나면 봄이 오겠지만
우리의 시간은 늦은 겨울에서 멈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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